
저는 외출을 할 때면, 습관처럼 신문과 책을 사서 보곤 합니다.
컴퓨터가 발달하고 내가 원하는 정보라면 인터넷창에 검색하여 무엇이든 알 수 있는 세상이지만,
아직도 저는 아날로그시대의 그 감성을 그리워합니다.
활자중독 처럼 글을 읽는 것을 사진 찍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우 좋아합니다.
방 한칸, 벽장에 가득한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편안한 마음마저 듭니다.
없던 시절, 이사를 다니는 일이 잦았는데 그 책들을 이고 다닐 만큼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런 저를 이해해주는 우리 집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벌써 20년도 넘은듯 합니다.
신문기사를 읽다가 장다리물떼새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취미로 사진을 찍고 다녔던 때라 제가 주로 찍는 새와 꽃들의 기사가 실리면
신중히 살펴보곤 했습니다.
" 장다리물떼새는 봄가을에 월동지와 번식지를 오갈 때 잠시 우리나라에 들리는 나그네새로 알려졌지만,
서산에서 처음으로 번식이 확인되면서 대표적인 여름 철새로 알려지게 되었다."
장다리물떼새(Tringa ochropus)는 대부분의 물떼새와 마찬가지로 긴 다리와 뾰족한 부리를 가진 중소형의 물새입니다. 크기는 보통 성인, 길이는 약 2327 센티미터이며, 날개 길이는 약 5662 센티미터 정도입니다.
뾰족하고 얇은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리는 물가에서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 벌레 등을 잡아먹는 데에 적합하게 발달되어 있습니다. 다리는 길고 가늘며, 이름처럼 다리가 상당히 길기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긴 다리는 물가나 늪지 등에서 물속에서 먹이를 찾을 때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상체는 주로 갈색이며, 아래쪽은 흰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머리와 목은 회색입니다. 또한 날개 위에는 약간의 회색 패턴이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남쪽으로 이주하여 따뜻한 지역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는 북쪽으로 이동하여 번식지로 돌아갑니다.
번식기에는 습지 지역에서 부화하고 유충을 키우며, 겨울 동안 더 따뜻한 지역에서 생존합니다.
주로 작은 물고기, 갑각류, 벌레 등을 먹이로 삼습니다. 먹이를 찾을 때에는 주로 물가나 늪지 등에서 다리를 이용하여 먹이를 잡아냅니다. 장다리물떼새는 그 뛰어난 먹이 찾기 능력과 아름다운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새 중 하나입니다.
당장이라도 장다리물떼새가 있는 곳에 가서 사진을 찍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엔 지금보다 더 젊고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바빴던 때라, 사진을 찍으러 먼 곳까지 이동하는 건 무리였습니다.
언젠가는 가볼 수 있을 거야... 언제 가는 내 카메라로 찍는 순간이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달랬던 것 같습니다.
그 순간이 드디어 찾아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사진을 찍으러 다닐 수가 없어서 마음이 많이 울적했는데,
재작년이었나... 작년이었나...
거리 두기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들뜬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러 일찍부터 서둘렀습니다.
운전을 하지 못하는 저는, 시골에서는 갈 곳이 많이 없습니다.
가기도 편하고 제가 좋아하는 새와 꽃이 많이 있는 곳. 궁남지가 저에게는 놀이터나 다름없습니다.
하나라도 더,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고 있을 때.
렌즈에 들어온 장다리물떼새.
환경이 맞지 않으면 보기 힘든 새인데, 무슨 일인지 제가 사진 찍는 곳에 오래 머물러 있더군요.
국제적으로 보호되는 귀한 새인데 어찌 이곳에 날아온 건지.
너무너무 반가운 마음에 셔터를 쉴 새 없이 움직였습니다.
주변에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유유히 물길을 가르면서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이, 귀엽고 신기하더군요.
거리두기 해제로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모이던 때였는데,
새가 날아갈까 노심초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따뜻한 봄날에 날아와, 선선한 가을이 되면 이곳이 아닌 따뜻한 곳으로 다시 이동을 하겠지요.
훨훨 날아서 어디로 가게 될까요?
올봄에도 다시 와줄까요?
젊었던 날, 한때는
먹고살기 힘들어 삶에 치일 때에, 새가 되어 훨훨 날아올랐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나그네 마음처럼 사진기 하나 메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사진만 찍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누군들 그런 일탈적인 마음 한번 안 가져 보았을까요?
살기가 녹록지 않아 앞만 보고 살아오니. 어느덧 70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을 생각하면 참 멀게만 느껴지는데, 지나온 세월은 참 빠르고 짧았던 것 같습니다.
유유자적 나그네 마음처럼, 여유롭게. 철새처럼 훨 훨, 마음만은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아직도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마음과 무색하게도 몸은 이곳저곳 잔고장이 많습니다.
그래도 두 다리만 성하다면, 저는 계속 사진을 찍을 겁니다.
저기 저기 비쳐라 백합이화화
한만강은 파초에 맺혀 흐르네
죽도록 한 철새들 떠나가는데
머지않아 한 사람 나도 떠나가리라